2024년 3월 4일
소액도 가능해 기부 활성화
모금 키오스크 설치도 한몫
‘내가 기부한 돈이 제대로 쓰이고 있을까?’ 힘든 이웃에게 주머니를 흔쾌히 내어주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로 기부 단체에 대한 불신이 꼽힌다. 그러나 최근 정보기술(IT)을 통해 기부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기부가 ‘일회성으로 큰돈을 내는 것’이라는 관념도 깨는 중이다. 곳곳의 키오스크와 즉석 네 컷 사진을 찍는 부스를 활용하면서다. 이처럼 기부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IT 플랫폼이 세계적으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국내 기부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IT 기업 체리에 따르면 2019년부터 운영된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 ‘체리’를 통해 지난달 기준 380여 개 단체가 총 129억 원 규모의 기부금을 모았다. 블록체인 특허 시스템으로 기부금이 언제 어디에 쓰였는지 내역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체리의 핵심이다. 블록체인 상 모든 거래는 공개적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투명성이 보장된다. 우선 기부자로부터 돈을 받고 이를 단체에 전달하는 과정에 블록체인 지갑이 활용된다. 이후 단체가 원화로 환산한 모금까지 추적이 가능하다. 체리 관계자는 “비씨카드와 손잡고 만든 충전식 선불카드 ‘체리카드’를 통해 최종 수혜자들이 기부금을 언제 어떻게 썼는지의 내역까지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명성만 보장된다고 해서 기부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일상 속 재밌는 기부’가 체리의 인기를 높였다. 야놀자는 지난해 연말 임직원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내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이는 호응을 얻어 상시 운영을 준비 중이다. 유니세프도 ‘체리 기부 포스기(계산대)’에 이어 키오스크와 ‘체리 기부 사진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체리 기부 사진관은 부스에서 네 컷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기부되는 시스템으로 호텔이나 수목원 등에서 볼 수 있다.
투명하고, 쉽고, 재밌는 기부는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참여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기준 체리 사용자의 연령별 비중은 MZ세대가 56%로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2021년 기부액 기준 1위를 차지한 A(30) 씨는 기부액 1383만5000원(58회), 3위를 차지한 B(27) 씨는 487만5000원(87회)을 기록했다. 지난 1일 기준 체리 누적 기부액 485만6748원(27회)을 기록한 직장인 이지혜(27) 씨는 “기존에 이용하던 기부단체에서 ‘기부증서’ ‘마스크 줄’을 나눠줬다”며 “왜 그런 데 돈을 쓰나 싶었고, 기부금 흐름을 안전하게 하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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