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IT 공약 핵심 키워드 ‘메타버스·NFT·블록체인’, 변화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으로부터
IT 기술 변화와 혁신의 대표 키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NFT·블록체인’, 일찌감치 경쟁력 확보에 나선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 스타트업 집중 조명
27년차 IT 전문 중소기업 이포넷, 2018년 블록체인 연구소 설립 후 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 ‘체리’ 선보여 눈길… 2022년 메타버스, NFT ‘선용(善用)’ 사례 창출 기대
직방, 부동산과 첨단 기술 융합한 프롭테크 투자사 설립, 메타버스 통한 영구 원격 근무 선언
서울옥션, 전통적 미술품 거래 노하우에 NFT 기술 더해 디지털 자산 거래 사업 공격적 확장
얼마 남지 않은 대선, 연일 후보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대표적인 IT 산업 관련 정책으로 빠지지 않는 핵심 키워드가 있다. 바로, ‘메타버스·NFT·블록체인’이다. 업계 종사자가 아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최근에 이르러서야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된 생소한 개념이겠지만, 사실 이러한 키워드로의 산업 변화는 일찌감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과 달리, 개방적인 사고와 시대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을 경쟁력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경우, 기존의 사업분야에 혁신을 더해 신시장 창출에 앞장서 왔다. ‘메타버스·NFT·블록체인’으로의 사회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모습을 살펴본다.
이포넷은 1995년 창립 이래 오랜 기간 국내 주요 금융사들을 고객사로 하여, 지불결제 솔루션을 개발해 온 IT 전문 중소기업이다. 이포넷은 금융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8년, 블록체인 연구소를 설립하고, 블록체인 사업분야에 진출했다.
블록체인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던 2018년 당시는 암호화폐 투기 과열, 사기 등의 사건사고로 인해 블록체인 기술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했던 시기였다. 이포넷은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블록체인 기술의 긍정적인 면이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큰 주목을 받았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투명하고 조작 불가능한 특성을 활용해 기부금의 흐름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 ‘체리’를 선보인 것.
나아가, 체리는 21년 12월, 사랑의열매와 함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국내 최초 메타버스 기부 월드인 ‘사랑의열매×체리’ 랜드를 선보인 바 있다. 이후 22년 1월, 이포넷은 체리 블록체인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NFT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한 대학교와 산학 협력 협약을 체결하며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NFT 분야로의 사업 확장에도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NFT와 메타버스는 기술 그 자체의 긍정적인 특성보다 미래의 시장성을 갖춘 훌륭한 투자처로서 주로 평가받아왔다. 이포넷이 과거의 대체 자산 투자처로 치부되었던 블록체인의 투명성에 주목해 체리를 통해 기술의 ‘선용(善用)’ 사례 창출에 성공한 만큼, 메타버스와 NFT 기술에 사회적 가치를 더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또 한 번 인정받을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포넷은 금년도 시무식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한 노하우를 활용해 메타버스, NFT 기업으로의 정체성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2012년, ‘직접 찍은 방’을 모토로 시작해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한 ‘직방’은 20년 초 직접 벤처캐피탈(VC) ‘브리즈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신기술을 가진 또 다른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뛰어들었다. 직방은 VC를 통해 현재 메타버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인테리어 서비스 등에 투자하며 단순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을 넘어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었던 프롭테크(부동산+정보기술)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에 더해, 최근 직방은 ‘코로나19와 무관한 영구 원격 근무’ 지침을 내리고 본사를 철수해 화제에 올랐다. 600여 명의 직원이 메타버스를 통해 가상 세계로 출근을 시작한 것. 직방은 가상 오피스인 ‘메타폴리스’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회사에서 일어나는 소통 방식을 구현, 얼굴을 보며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직방은 사옥 임차료를 비롯해 각종 집기 비용 등이 90% 가까이 절감되었고, 지역에 관계없이 우수 인재 유치에도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며, 가상 사옥을 다른 회사에 임대하는 메타버스 수익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서울옥션’은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주류 K-컬쳐 콘텐츠 대기업을 중심으로 NFT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에 앞서, 전통적인 미술품 거래 노하우를 활용하여 디지털 콘텐츠 자산 시장 진출을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옥션은 일찌감치 IT 기술을 통한 미술품 거래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다음카카오, 마켓컬리 등 IT 업계 출신의 인재를 영입해 2016년 온라인 경매, 콘텐트 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옥션블루’를 설립했다.
이후,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SOTWO(소투)’ 등의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미술품 거래 방식의 혁신을 선보여온 서울옥션블루는 지난해 가상 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보유한 두나무와 손잡고 한정판 NFT 작품 옥션을 통해 낙찰가 3.5 비트코인(당시 시세 2억5000만 원 상당)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최근에는 게임사 크래프톤과 NFT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을 채결하며 블록체인 기반 게임 관련 NFT 사업에 진출할 것을 선언해 기대를 낳고 있다.
‘과연 이것이 현실성이 있는 말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해 어느새 대선 후보들의 주요 공약으로까지 발전한 ‘메타버스·NFT·블록체인’.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정신으로 남들보다 앞서 변화에 뛰어든 중소기업, 스타트업들이 지금까지 IT 기술이 발전하는 역사적 순간을 함께 했던 또 다른 전설적인 혁신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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