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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도 쉽고 재미있어야 MZ세대와 함께할 수 있죠”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체리(이포넷) 대표 이수정

최종 수정일: 2023년 1월 16일

“기부도 쉽고 재미있어야 MZ세대와 함께할 수 있죠” 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체리(이포넷) 대표 이수정


“젊은이들이 기부에 관심이 없다고요? 기존 기부문화가 요즘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는 것이 문제죠.”


연 매출 200억의 IT 중소기업 이포넷을 이끌어온 지 26년, 이수정 대표는 요즘 경제 분야 사람들보다 NGO 활동가들과 만나는 일이 더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경영자로서 근심 걱정이 많을 법한 그녀지만, 실제로 만난 그녀의 표정은 밝기만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장기화되는 팬데믹에 전 국민이 힘드실 텐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기부에 참여해 주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져 힘이 나요.”


그녀는 2년째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부 플랫폼 체리를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기업의 경영자보다 자선활동가로 더욱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


“플랫폼이 탄생한지 갓 2년을 맞이한 까닭에 아직 발전해나가야 할 부분이 무궁무진하지만, 프로젝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특히 젊은이들은 기부에 관심이 없다는 편견을 극복하고, 미래 세대의 기부자들을 키워내기 위한 비전이 실현 가능한 것이라는 가능성을 발견해 기쁘기만 해요.”


그녀에게 체리는 25년 IT기업 경영 한 길을 걸어온 경영자로서의 인생에서의 가장 큰 도전이었다. 오랜 기간 강소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그녀였기에,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지속 가능한 기부 실천에 대한 의문이 그녀를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었다.


“체리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을 개발하기 이전에도 이포넷은 수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 회사만 참여해서는 지속 가능한 기부문화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우리 회사를 넘어 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기부문화를 만들기 위한 장기적인 관점의 프로젝트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포넷 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사람들이 편리한 방식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돕겠다는 생각에 ‘체리’를 시작하며 그녀가 느낀 것은 투명한 기부에 대한 필요성이었다. “그 당시 기부금이 유용된다는 부정 이슈들이 인터넷을 장악했어요. 그로 인해 자연스레 기부 문화도 위축되고, 기부에 참여하고 있던 사람들도 정기 기부를 취소한다는 뉴스를 듣고 마음이 아팠죠. 그래서 IT 기업을 운영해 온 노하우로 ‘블록체인’ 기술을 더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블록체인 기술은 내용이 한 번 기록되면 조작,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와 같은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을 기부금의 흐름과 사용 내역을 기록하고 공개하는 데 사용한다면 누구나 믿고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탄생한 국내 최초의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체리, 하지만 이후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처음에는 플랫폼을 개발하면 모든 것이 좋아질 줄 알았어요. 하지만, 이후에도 플랫폼을 운영하고 더욱 많은 기부자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었죠.” 그녀는 현재 기존에 사회에 환원했던 금액 이상을 기부 플랫폼을 개발, 운영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체리의 비전은 미래 세대에게까지 지속될 수 있는 기부문화를 조성하는 데 있다. 다양한 보고를 통해 젊은 층의 기부 참여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어온 것에 대해 이수정 대표는 이렇게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기부 자체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거예요. 기존의 일방적이고 단발적인 기부 방식이 그들의 문화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기부 실천에 대한 동기를 제공하지 못했을 뿐이죠. 실제로 12월 12일 공개된 ‘2021 체리 명예의전당’을 살펴보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보실 수 있어요.”


체리 명예의전당은 2021년 한해 동안 체리에서 기부를 실천한 기부자 중 우수 기부자, 모금을 진행한 우수 기부단체를 총망라한 온라인 행사다. 후원 금액 및 후원 횟수 순위 상위에 랭크되며, 우수 기부자로 이름을 올린 10명의 기부자를 살펴보면 MZ 세대가 8명, 즉 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진행된 명예의전당에서 우수 기부자 중 5명, 50%가 MZ 세대 였던 것을 고려하면, 점점 MZ 세대 중심으로 기부 참여가 이루어지는 추세가 강화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전체 사용자 중 MZ 세대 비율이 34%인 것과 비교해 보았을 때, 체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기부에 참여하고 기부단체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주요 기부자 층은 MZ 세대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체리는 스니커즈데이, 댄스챌린지 등 참여형 퍼네이션(Fun+Donation) 캠페인을 선보이며 기존의 다소 단순한 기부 캠페인과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일상 속에서 걸음으로, 춤으로 기부할 수 있는 재미있는 캠페인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것이, 젊은 층들의 재미를 추구하는 정신과 맞아 떨어지며 MZ세대에게 각광받을 수 있는 요인인 것으로 보고 있어요.”


그녀는 이에 더해 동물복지, 아동인권 등에 관심이 많은 세대 특성을 고려해 이와 관련된 캠페인들을 다수 선보인 것도 인기몰이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기부자들을 살펴보면 동물복지, 아동인권 캠페인들에 큰 관심을 보인 것을 알 수 있어요. 관심 있는 캠페인에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자주 사용하는 다양한 간편결제 수단을 사용해 편리하게 기부할 수 있고, 기부금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니 젊은 층 후원자분들이 호응해 주시는 것 같아요.” 그녀는 특히 체리를 통해 미래의 자선가로 자라날 미래 세대 기부자들이 각별하게 느껴진다며, ”체리를 통해 기부를 실천하며 성장한 젊은 세대가 만들어나갈 더욱 발전적이고 활동적인 기부문화가 너무나 기대돼요.”라고 전했다.


‘2021 체리 명예의전당’을 통해 나타난 또 다른 기부 트렌드는 ‘참여형 ESG 실천’이다. 기부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기부단체, 캠페인에는 걸음이 곧 기부가 되는 걷기기부 ‘체리 스니커즈데이’ 캠페인을 진행했던 월드휴먼브리지, 사단법인 인순이와좋은사람들과 이들의 캠페인이 이름을 올렸다. 기존의 기부가 연말, 크리스마스 등 한 철을 맞아 단순히 기부금을 전달하는 것에서 그쳤다면, 점차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있는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기부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1년간 ‘체리 스니커즈데이’ 캠페인을 통해 기록된 누적 발걸음 수는 5천6백만여보를 넘어섰으며, 이는 우리나라 전 국민이 모두 한 걸음씩이라도 걷기 기부에 참여한 것과 비슷한 수치로 말할 수 있다. 또한, 2021년 한 해 체리에 가입한 신규 회원들 중 ‘체리 스니커즈데이’ 캠페인 참여를 위해 체리에 가입한 것으로 보이는 회원들은 20%에 달해 참여형 기부 캠페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도 기부 참여가 확산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2021년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장기화로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유난히 어려운 한 해였지만, 자신보다 더욱 힘든 처지에 있는 주변의 이웃들을 위해 기부를 실천한 훈훈한 사례가 이어졌다. 청년이 운영하는 쿠키 제과점, 지역에서 각광받고 있는 한의원에서부터 IT 중소기업, 에듀테크 벤처기업까지 우리 주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업들이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기부 실천에 대한 결과로 명예의 전당 기업 기부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약 파우치 하나 당 10원씩, 내원 환자 1명당 20원씩 체리를 통해 기부하는 민들레한의원의 김준상 원장은 “다양한 캠페인 중 원하는 캠페인을 골라 간편하게 기부하고, 블록체인 기반이라 투명하고 믿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체리를 통해 기부하고 있다”라며, “기부내역을 이미지로 저장하여 환자분들, 직원들과 공유하며 앞으로도 더 많은 금액을 소외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얻으며, 성장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기술로 돈의 흐름을 바꾸어 더욱 따뜻한 세상을 꿈꿔요.”라는 그녀의 말처럼, 투명한 블록체인 기술과 기부의 만남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더욱 쉽고 편하게 믿고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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